대우조선, 삼성중공업과 달리 현대중공업은 지난달 공식적인 수주소식 발표가 없었으나 외신 및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도 유조선 시장에서 4억 달러 규모의 수주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중동 선사인 AMPTC(Arab Maritime Petroleum Transport Co.)로부터 15만8천DWT급 수에즈막스 유조선 2척을 수주했다.
이들 선박은 오는 2017년 인도될 예정이며 현대중공업은 수주와 함께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계약을 체결해 향후 추가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계약금액에 대해서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15만7천DWT급 수에즈막스 유조선의 최근 시장가격은 6천500만 달러 수준이다.
현대중공업이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비해 글로벌 ‘조선빅3’ 중 가장 늦게 새해 첫 수주를 기록했지만 현재 유조선 시장에서 다수의 계약 건을 진행하고 있어 추가수주 소식이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수에즈막스 유조선 시장에서 AMPTC 외에도 알파탱커스&프라이터즈(Alpha Tankers & Freighters), 리바노스그룹(Livanos Group) 산하의 선엔터프라이지즈(Sun Enterprises) 등의 선사들과 수주협상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시장에서는 존 프레드릭센(John Fredriksen)을 비롯해 알미탱커스(Alme Tankers), 윌버 로스(Wilbur Ross) 등의 선주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현지 업계에서는 수에즈막스급의 경우 이미 계약을 체결한 AMPTC를 포함해 10척, VLCC는 최대 12척에 달하는 수주건을 추진하고 있어 이들 선박에 대한 계약이 모두 확정될 경우 총 계약금액은 2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조선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어 선주사들의 발주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VLCC의 경우 지난해 5월 1억100만 달러에서 현재 9천650만 달러로 450만 달러 떨어졌으며 같은 기간 수에즈막스급 선박도 6천600만 달러에서 100만 달러 하락했다.
이와 함께 아프라막스급 유조선도 5천500만 달러에서 5천350만 달러로, 5만1천DWT급 MR탱커 역시 현재 소폭 하락한 3천650만 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난달 대우조선이 LNG선 4척, VLCC 2척 등 총 10억 달러에 달하는 수주를 기록한 반면 현대중공업은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밝힌 수주실적이 없다”며 “하지만 현대중공업도 지난달 수에즈막스급을 비롯한 유조선 시장에서 4억 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이어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이 수주건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는 반면 현대중공업은 공식적인 자료를 내는 경우가 적은 편”이라며 “일각에서는 현대중공업의 지난달 수주건이 선사의 요청으로 비공개에 체결됐을 가능성도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