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최대 15억 달러(약 1조6000억원) 규모의 호주 바로사 FPSO(부유식 원유생산 저장 및 하역설비) 프로젝트 수주전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미국 정유회사 코노코필립스와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와 관련해 기본설계(FEED) 계약을 체결했다. FEED는 EPC(건조) 계약 전 어떤 해역에서 운행할지, 어떠한 방향으로 건조를 진행할지 등의 개념을 잡는 기본구조 설계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최근 바로사 프로젝트에 기본설계 업체로 선정됐다”며 “수주가 완료됐다고 볼 수 있는 EPC 계약은 내년 하반기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삼성중공업은 피드 계약에 이어 최종 건조계약까지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피드 계약이 ‘단독’이 아닌 ‘공동’ 계약이기 때문에 경쟁사 보다 앞선 경쟁력으로 바로사 FPSO 물량을 따내겠다는 것.
삼성중공업은 국내 경쟁사의 2배 규모인 1100여명의 해양플랜트 설계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1년 쉘사의 프렐류드 FLNG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지난 7년간 7건의 대형 해양플랜트 공사를 수행하며 역량을 축적해왔다.
조선업계는 삼성중공업이 피드 계약자로 선정된 만큼 EPC 계약까지 따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피드 계약자가 모두 EPC 계약까지 완료하는 것은 아니지만 삼성중공업이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한 위치에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삼성중공업이 호주 바로사 프로젝트 외에도 올해 하반기 해양플랜트 물량을 추가수주할 것으로 봤다. 유재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안정적 재무구조를 확립한 삼성중공업은 올해 하반기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25억 달러 규모의 신규수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삼성중공업은 지난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1조4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해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이 자금은 올해 만기도래하는 차입금 상환에 쓰인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이 140%대에서 90%대로 개선된다.